명시 정원

겨울 보리 / 손상근

금종 2022. 11. 30. 08:40

 

 

겨울 보리 / 손상근

 

밤마다

퍼석퍼석 무너지는 골목

돌아오는 목공 김 씨

뿌리 채 뽑혀

휘청거린다

추운 딸꾹질 한다

 

새벽 담배 피워 물면

칼날 같은 서릿발 하나 더

솟아 있다

추운 뿌리 하나

지상에 떨고 있다

이 악물고

뿌리내려야 한다

아슬아슬한 틈바구니로

칼날 건드린 상처 싸매고

언 땅 비비며

뿌리내려야 한다

 

-좋은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