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설사

기능성 설사

별다른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없는 데도 자꾸 묽은 변이나 설사를 지속한다면 '기능성 설사'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하는 장내 염증 등의 별다른 기질적 질환이 없으면서도 3~6개월 동안 전체 분변의 25~75%가량이 무르거나 액체 상태의 변이 이어진다면 가능성이 높다.

보통 설사는 증상이 발생한지 24시간 안에 멈춰 '급성'으로 분류된다. 이보다 오랫동안 지속한다면 무언가 이를 유발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4주 이상 설사가 이어진다면 '만성 설사'로 진단하는데, 기능성 설사는 증상이 이보다 더 오래 지속하는 것이다.

기능성 설사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하다. 질병 분류상 과민성 대장증후군(IBS)의 하위그룹(IBS-C3)이다. 증상이 거의 유사해 혼란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을 공유하지만 복통만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기능성 설사의 가장 큰 특이점이다.

국내에선 전체 성인의 3~7%, 서양에서는 10~15%까지도 기능성 설사나 기능성 장질환을 앓을 것으로 추산한다. 복통을 동반하진 않기에 중증도도 낮고 관련 연구도 적지만, 유병률이 높고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기능성 설사는 위장 운동 기능의 문제가 있다는 추측엔 의견이 모아지지만, 이를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소화 중인 음식물은 위장관 평활근이 수축하며 소장과 결장에서 이동한다. 기능성 설사 환자는 불명의 원인으로 이 과정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크게 위장관을 통한 음식물의 이동거리가 증가하거나 결장에 전달되는 담즙염이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가장 많이 지목되는 원인은 음식이다. 유제품에 포함한 유당, 과당과 소르비톨과 같은 감미료, 카페인, 알코올 등이 자주 거론되며 드물게 파스타나 콩과 같은 복합 탄수화물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나 불안 등의 심리적 요인, 위장 감염에 따른 후유증, 위나 담낭 수술을 받은 이후 발병한 사례 등도 보고된다. 일부 연구자는 러닝이나 장거리 마라톤 중에 갑자기 복통을 느끼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운동성 복통이나 설사'(Runner's belly·diarrhea)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증상 완화를 위해선 설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음식물의 섭취를 피하고 소량의 식사를 자주한다. 탈수 예방을 위해 물과 이온음료 등의 수분 보충에도 신경써야 한다. 장운동 조절제와 지사제, 장내 바이러스 흡착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규남 교수와 정수지 임상강사는 신바이오틱 섭취 시 기능성 설사 환자의 증사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락토바실러스 2종과 비피더박테리움 1종, 프락토올리고당을 혼합한 신바이오틱이 환자의 장내 균총(마이크로바이옴)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 것이다.

 

-이메일로 받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