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목련 그늘 아래서는 / 조정인

금종 2023. 4. 12. 08:40

 

 

 

목련 그늘 아래서는 / 조정인

 

목련 아래를 지날 때는

가만가만

발소리를 죽인다

 

마른 가지 어디에 물새알 같은

꽃봉오리를 품었었나

 

껍질을 깨고

꽃봉오리들이

흰 부리를 내놓는다

톡톡,

하늘을 두드린다

 

가지마다

포롱포롱

꽃들이 하얗게 날아오른다

 

목련 아래를 지날 때는

목련꽃 날아갈까 봐

발소리를 죽인다 

 

-좋은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