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고마운 손/이해인
금종
2023. 4. 19. 08:49
고마운 손/이해인
손톱을 깎다가
문득
처음 만난 듯
반가운 나의 손
매일 세수하고 밥을 먹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글을 쓰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잊고 살았구나
"미안해"
밭에서 일할 때면
다섯 손가락 사이좋게
함께 땀 흘리며 기뻐했지?
바다에서 조가비를 줍거나
산숲에서 나뭇잎을 주울 때면
움직이는 시가 되었지?
-좋은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