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가천 암수바위 / 최두석

금종 2023. 6. 29. 08:36

 

가천 암수바위 / 최두석

남해도 가천마을에 가면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 같은

다랑이논 사이로

만삭의 암바위를 거느리고

근사하게 잘생긴 수바위가

무람없이 불끈 서 있는데

예로부터 착박한 땅에 뿌리내린 섬사람들이

무엇을 빌었는지 증언하며 서 있는데

이 바위가 영험한 숨은 이유는

파도가 은근히 뒤설레는 밤이면 바다로 내려가

앞물을 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면 멸치 새우 가자미 등이 떼 지어 몰려와

다투어 산란을 하기 때문이란다 

 

-좋은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