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를 위한 노래 / 이외수

 

바위를 위한 노래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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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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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년 한 자리에 붙박여 사는 바위도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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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눈물겹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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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 거품을 물고 실신하는 바람

절망하고

눈보라에 속절없이 매몰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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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하고

겨울에는 사랑보다

증오가 깊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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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작은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무덤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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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천만년

스쳐가는 인연마다 살을 헐며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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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가벼운 먼지 한 점으로

부유하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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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좋은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