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겨울나무/이해인

금종 2023. 2. 18. 08:52

 

 

겨울나무/이해인

 

내 목숨 이어가는

참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눈 감아도 트여오는

백설의 겨울 산길

깊숙이 묻어 둔

사랑의 불씨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

넘치는 은혜의 바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가는 세월

오는 세월

기도하며 지새운 밤


종소리 안으로

밝아오는 새벽이면

영원을 보는 마음


해를 기다립니다

내 목숨 이어가는

너무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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