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와 '가장 보통의 고양이'

“어? 이 그림! 반 고흐 작품 같으면서 너무 귀엽잖아”
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모습.
분명 우리가 잘 아는 반 고흐의 자화상인데, 고양이 얼굴을 한 작품은 반가우면서도 흥미롭습니다.

이밖에도 털이 복슬복슬한 우체부 고양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듯한 고양이 등 명화인 듯 명화 아닌 이 ‘친근하고 귀여운’ 작품들은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킵니다.
세종시 BRT작은미술관에서 오는 28일까지 펼쳐지는 장회영 작가의 개인전 “Van Gogh Cats”입니다.
반 고흐와 고양이가 한 캔버스에 담기게 된 건 어떤 연유에서일까요.
작가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Q. “Van Gogh Cats”, 부제가 ‘가장 보통의 고양이’에요. 어떤 의미인가요?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가수의 제목을 따서 가지고 온 건데, 그 가수의 제목은 ‘가장 보통의 존재’에요. 저는 길 고양이를 빗대어서 이렇게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길고양이 관찰하는 걸 좋아하고 반 고흐 작가를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그 둘을 관찰을 하다 보니까 공통점을 하나 발견을 했어요.
길고양이 같은 경우에는 이제 중성화를 하게 되면 귀 끝을 살짝 자르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반 고흐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반 고흐는 자신을 잊지 않길 바라는, 기억되기 위해 귀를 스스로 자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는 거죠.
그래서 결국에는 소외되어 가는 존재들에 대해서 탐구를 하게 되었어요.
나는 보통의 존재 어디에나 흔하지
당신의 기억 속에 남겨질 수 없었지
가장 보통의 존재 별로 쓸모는 없지
나를 부르는 소리 들려오지 않았지
언니네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가사 중

Q. 반 고흐의 자화상뿐 아니라 초상화 작품도 많이 보이네요.
털이 복실복실한 우체부 그림 같은 경우는 반 고흐와 동생 태오가 주고받았던 편지를 전달해줬던 우체부예요.
반 고흐에겐 굉장히 중요한 메신저 역할을 했던 거죠.
반 고흐가 초상화 작품을 그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인 스스로도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기 위해 초상화 작품을 많이 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많이 그렸던 주제 중에 가난한 노동자라, 힘들게 일하는 농부 초상화를 그리면서 그들의 고된 삶, 그리고 인상들을 담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Q. 캔버스처럼 오톨도톨한 질감이 느껴져서 물감으로 그린 거라고 생각했는데, 디지털 회화라니 신기하네요.
네, 저는 디지털 드로잉을 하고 있어요.
물감을 사용하지 않고 아이패드랑 아이펜슬을 사용해서 디지털 착화를 한 뒤에 디질털 인쇄로 프린팅을 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자잘자잘한 선을 중첩해서 물감 작업을 한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그 당시 인상주의 기법 중에 점묘화가 있는데, 반 고흐는 본인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본인의 자화상을 그리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해요.
그래서 최대한 반 고흐가 썼던 기법을 디지털 드로잉으로 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Q. 작가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니 더 재미있는데요. 체험존도 있고요, 전시를 100% 즐길 수 있는 방법 소개해 주신다면요.
네, 먼저 작품 옆에 QR코드가 같이 전시되어 있어요.
QR코드를 한번 찍어보시면 원래 반 고흐의 작품을 살펴보실 수 있으세요.
원화랑 같이 비교를 해보시면서 어떤 점이 닮았는지 어떤 점이 다른지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컬러링 체험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어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들리셔서 이번 전시를 마음껏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작품활동이 기대됩니다.
이번에는 길고양이를 소재로 했지만 다음에는 환경오염 관련해서 멸종되어 가는 동물을 명화에 접목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점점 소외되어 가는 존재들을 한 번 더 사람들로 하여금 상기시킬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이메일로 받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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