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 이외수
바람 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知天命)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나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습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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