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6월 / 이외수

금종 2023. 6. 9. 08:40

6월 / 이외수 ​ ​

 

바람 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知天命)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나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습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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