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밤목련 / 오철수

금종 2023. 4. 18. 08:41

 


밤목련 / 오철수

 

 

달이 참 밝다
밤목련이 이불 홑청에 새긴 꽃무늬 같다
그 밑에 서서 처음으로 저 달과 자고 싶다고 생각한다
뜨거운 물주머니처럼 발 밑에 넣고 자면
사십 년 전
담쟁이넝쿨 멋있던 적산가옥 길
백설기 같던 목련
필 것 같다


역사의식도 없이 희고 희었던
일곱 살 배고픔처럼 

 

-좋은 시 중에서-

'명시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편지/한용운  (0) 2023.04.20
고마운 손/이해인  (0) 2023.04.19
나무를 위하여/신경림  (0) 2023.04.17
+ 참 오래 걸렸다/박희순  (0) 2023.04.16
산수유 /강우식  (0) 2023.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