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찔레꽃 /이윤학
함 씨는 돼지우리에서 나와 고무장갑을 뒤집어 벗는다.
고무장갑과 모자를 바닥에 집어던진다.
짓눌린 머리 구석구석
비듬을 긁어내기 시작한다. 저러다
껍데기 벗겨지는 거 아녀.
참 그릇 이고 오는 아낙네 함 씨를 흉보는
아낙네똥 냄새 경계에 들어 코를 싸맨다.
모자를 집어든 함씨
바짓가랑이와
남방을 털어낸다.
찔레넝쿨로 다가가
숨을 들이쉰다.
거긴, 돼지똥 냄새 안 나나 봐유.
대체, 돼지똥 냄새가 뭐간 디유.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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