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이해인

금종 2023. 7. 10. 08:41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 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좋은 시 중에서-

'명시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월의 노래 /정심 김덕성  (0) 2023.07.12
칠월의 향기 /임재화  (0) 2023.07.11
장마철에는/ 이영권  (0) 2023.07.09
청포도/이육사  (0) 2023.07.08
빨래 / 윤동주  (0) 2023.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