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 산책

밥 한 숟가락

금종 2022. 11. 18. 08:31

밥 한 숟가락




1997년 12월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외환위기가 발생하며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받았을 때입니다.
많은 회사가 부도났고 많은 가장은 실직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 학기가 시작되는 학교에서는
자연스레 점심 도시락을 못 싸 오는 친구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다니셨던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수한 회사에서 아버지를
다시 고용해주셨고 덕분에 저는 도시락을 싸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희 반 담임 선생님께서는
도시락도 못 싸 오는 친구들이
상처받거나 따돌림을 당하진 않을까 마음이 쓰이셨던지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우리 밥 한, 두 숟가락씩만 서로 나누도록 하자구나."

반 친구들 모두가 따뜻한 마음으로
한, 두 숟가락씩 모으자 4~5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밥을 모아 도시락을 못 싸 온 친구들과
다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힘들었던 그 시절 우리 반에 도시락을 못 싸 오는 친구는 있었지만
도시락을 못 먹는 친구는 없었습니다.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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