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가 / 김동기
친구란 놈이
빈 잔을 다 채우다 말고
바람의 잎새처럼
곁을 떠나서
나는
겨울 외톨이가 되었다
가을에
그 친구는
첫사랑이 그립다면서
어서 만나야겠다고
말했었다
지금쯤 만나고 있겠다
밤마다 꿈에 보여서
잠을 이룰 수 없다 하더니
첫사랑에 빠져
밤 꼬박 샐지도 모른다
정말인가 보다
친구보다는 사랑이
더 좋았던가보다
이 엄동설한에 나를 두고
저 혼자 따뜻한 곳으로
사랑 찾아서 갔으니 말이다
친구야
너는 나를 잊었단 말이냐
무엇이 된다한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함께 살자던 그 약속
정녕 헛맹세 였던가
알겠다 기다려라
언젠가는 너의 곁으로
나도 가노라
우리가 다시 만나거든
그때는 오늘을 이야기 하면서
우정이란 단어
잊지 않기를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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