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그해 가을 / 윤용기

금종 2022. 12. 6. 08:43

 

 

그해 가을 / 윤용기

 

유난히 가슴 아파 시린 가슴을 저미며

보아도 보이지 않고 만산홍엽의 잔치에도 느낄 수 없는

그해 가을

나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으로

어느새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고

찬 서리가 뒤덮고 얼음이 얼기 시작을 했다.

 

그 누가 말하지 않아도

가라 말하지 않아도

오라 말하지 않아도

가고 오는 것이 계절이건만

유난히

아주

유난히

2010년의 가을의 가을은

깊은 시름과 불면의 밤으로 보내는 까닭은

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 때문일지라

 

하이얀 밤

까아만 밤이 혼재하는

24시간의 연속에서

네 계절의 혼미함에 취하여 그해 가을은

그렇게 떠밀려 간다.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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