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가을 / 윤용기
유난히 가슴 아파 시린 가슴을 저미며
보아도 보이지 않고 만산홍엽의 잔치에도 느낄 수 없는
그해 가을
나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으로
어느새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고
찬 서리가 뒤덮고 얼음이 얼기 시작을 했다.
그 누가 말하지 않아도
가라 말하지 않아도
오라 말하지 않아도
가고 오는 것이 계절이건만
유난히
아주
유난히
2010년의 가을의 가을은
깊은 시름과 불면의 밤으로 보내는 까닭은
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 때문일지라
하이얀 밤
까아만 밤이 혼재하는
24시간의 연속에서
네 계절의 혼미함에 취하여 그해 가을은
그렇게 떠밀려 간다.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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