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함민복
문에 창호지를 발라보았지요
창호지를 겹쳐 바르며
코스모스 꽃무늬도 넣었지요
서툰 솜씨에
울어, 주름질 것 같던 창호지
햇살에 말리면
팽팽하게 펴졌지요
손바닥으로 두들겨보면
탱 탱 탱 덩 덩 덩
맑은 북소리 났지요
죽고 싶도록 속상하던 마음도
세월이 지나면
마음결 평평하게 펴져
미소 한 자락으로
떠오르기도 하지요
-좋은 시 중에서-
'명시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 / 박철 (0) | 2022.12.16 |
---|---|
세월 / 류시화 (0) | 2022.12.15 |
인생은 그런 거더라 / 김종구 (0) | 2022.12.13 |
무심헌 세월 / 김용택 (0) | 2022.12.12 |
한세상 산다는 것 / 이외수 (0) | 2022.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