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夫婦바위 / 박재삼

금종 2023. 7. 2. 08:39

夫婦바위 / 박재삼

남해안 어디쯤이던가

부부바위가 마주 보며

살아오고 있었다.

어느 핸가는

아내바위가 얼굴에 가득

진달래를 피우더니

곁들여 부끄러움도 타면서 어느새

저쪽 건너의 다른 숫바위에 대하여

눈짓을 주고 고개를 돌리는 것 같더니,

그래서 남편바위가

제발 그러지 말라고

달래는 것 같더니,

(이럴 때도 그 부부바위가

내 마음엔 예쁘게 비쳐 왔다)

상당한 세월이 지나자

이제는 그런 일이 없었던 듯

조용히 다시 마주 보며

주름진 얼굴로 살아오고 있다.

(이럴 때도 그 부부바위는

역시 내 마음엔 아름답게 비쳐 왔다)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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