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세월 / 곽재구

금종 2022. 12. 20. 08:38

세월 / 곽재구

사랑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세월은 가슴팍에 거친 언덕 하나를 새겨놓았다

사람들이 울면서 언덕을 올라올 때

등짐 위에 꽃 한 송이 꽂아놓았다

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눈물을 모아 염전을 만들었다

소금들은 햇볕은 만나 반짝거렸다

소금은 소금 곁에서 제일 많이 빛났다

언덕을 다 오른 이가 울음을 그치고

손바닥 위 소금에 입 맞추는 동안

세월은 언덕 뒤 초원에

무지개 하나를 걸어놓았다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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