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정원

한 번 왔다 가는 인생길 / 이채

금종 2023. 6. 24. 08:38

한 번 왔다 가는 인생길 / 이채


아무렴
한 번 왔다 가는 인생길
그냥 갈 수는 없잖아

바람 같은 인생이라면
나뭇잎이라도 흔들고 가야지
강물 같은 인생이라면
이슬이라도 맺혔다 가야지

그래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
흔적이라도 남기고 가야지

꽃 같은 인생이라면
씨앗이라도 여물고 가야지
나그네 같은 인생이라면
발자국이라도 남기고 가야지

아무렴
뒷모습은
뒷사람만이 볼 수 있는 게지

누가 인생을 무상이라 했더냐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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